푸릇푸릇한 나무들과 싱그러운 풀 내음, 청량한 하늘 등 여름은 밝은 풍경으로 가득 찬 계절 같아. 이번 주말엔 시원한 실내에서 여름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여름을 주제로 한 무료 전시 9곳을 찾아왔어. 누구나 다 아는 대형 전시도 좋지만, 여름을 감도 있게 담은 소형 전시장도 얼마나 매력 있는지 몰라. 시원한 냉탕이 있는 추억의 목욕탕, 푸르른 자연 냄새, 달콤한 아이스크림 등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여름을 여기에서 만나보랭
* 일찍 종료되는 순으로 소개할게.
ⓒ유아트스페이스
늘 마주하고 있는 도심의 모습, 한 발짝 물러나서 보면 어떤 풍경일까?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이현준 사진가님이 세계 여러 도시를 다니며 섬세하게 담아낸 도시의 이면을 만날 수 있는 사진전을 소개할게. 애정 어린 시선으로 과장 없이 담은 도시의 순간에는 무심한 듯 따뜻한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고요하지만 역동적인, 차분하지만 활기찬 장면을 통해 도시의 다양한 찰나를 만나보자.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물음표를 던져줄지도.
ⓒ유아트스페이스
동쪽 끝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담아내는 김태균 작가님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어. 고요하지만 강렬한 바다의 모습을 다양한 블루로 표현하고 있지. 이번 전시에서는 2022년 힌남노 태풍을 포착한 작업도 공개된다고 해.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폭풍 속 바다의 변화무쌍한 이야기를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니 귀한 기회인 것 같아. 늘 그 자리에서 다양한 파랑을 담아내는 작가님의 말에서는 그간의 단단한 시간이 느껴지는 듯해서 함께 소개할게.
나는 1956년생 O형 전갈자리다.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태어났고, 그 집에서 산다.
늘 한곳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새벽녘 동해 바다와 마주한 채
수없이 많은 blue와 하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의 이름은 파랑
그의 이름은 파랑이다. 어떤 이들은 바다라고도 부르지만,
그는 파랑이라고 불리기를 원한다 ... (중략)
ⓒ케이움갤러리 @k_um.gallery
파릇파릇 초록의 냄새가 진동하는 여름 속으로 들어가 볼까? 자연, 평화, 신뢰, 휴식, 안정 등을 의미하는 초록색으로 가득한 이 전시에서는 손서현, 유정현, 정진서, 하지혜 작가님들의 푸른 매력에 빠져볼 수 있어.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원하고 청량한 초록이 전하는 선한 에너지와 마음을 달래주는 상쾌한 풀 내음을 느껴보자. 여느 평온한 숲속에 들어온 기분이 들지도 몰라.
ⓒ이흙 작가님 @lee_heuk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물씬! 이 작품은 하늘에 존재하는 구름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이흙 작가님(@lee_heuk)의 작품이야. 뭉게뭉게 하얀 구름들, 친근하게 느껴지는 상어들, 그리고 귀엽게 느껴지는 인간과 꼭대기에 있는 집 한 채, 작은 강아지 등 이상과 현실 사이를 표현하는 것 같아. 캔버스에 푸른 세상을 표현하는 이흙 작가님과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강과 바다, 호수 등 물과 관련된 장면을 재해석하는 조은혜 작가의 2인 전으로 가보자.
ⓒ룩인사이드갤러리
몽자와 비슷한 세대라면(연식 공개^^;) 대중목욕탕에 대한 추억을 하나쯤 갖고 있을 거야. 어린 시절 물이 한가득 담긴 탕 속에서 첨벙첨벙 놀기도 하고, 어쩐지 뽀득 해진 몸으로 시원한 바나나 우유를 마셨던 기억 등 말이지. 코로나19 이후 예전처럼 쉽게 볼 수 없지만, 가끔씩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밀러 가고 싶을 때도 있더라고. 우리의 기억 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목욕탕을 주제로 한 전시를 소개할게. 사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시각예술 작품 등을 통해 20명 작가들의 목욕탕 이야기를 만나보자. 작품을 보며 나의 목욕탕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를지도 몰라.
ⓒ김김랩작가 @kimkimlab
여름 하면 빠질 수 없는 디저트 아이스크림! 시원하고 달콤한 맛으로 무더위를 견딜 수 있기도 하지. 여름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아이스크림과 관련된 전시가 있어서 소개할게. 사랑에 빠져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기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에 나 자신이 녹아 없어지는 등 ‘녹아내림'에 대한 양면적 반응을 아이스크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표현하고 있어. 열린 결말로 구성된 김김랩 작가의 작품을 통해 아이스크림처럼 뜨겁고, 달콤하고, 녹아내렸던 기억을 떠올려보자랭
ⓒ민완기 작가 @wanki_min
우리 일상엔 다양한 빛이 함께 하는 것 같아. 잔잔한 물결과 함께 만들어지는 빛, 나무 사이에서 새어 나오는 화사한 빛, 혹은 어둠 속에서 희망을 밝혀주는 빛 등 말이지. 따스한 빛과 잘 어울리는 계절 여름! 빛으로 각자의 세상을 그려내는 박세진, 은유영, 민완기 작가의 그룹전이 열린다고 해. 작품을 통해 다양한 빛의 스토리를 경험해 보고, 나에게 빛이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봐도 좋을 것 같아.
ⓒ박윤지작가 @y_zeee
최근 MZ 세대 지지를 받고 있는 6인의 젊은 작가들이 '여름'으로 뭉쳤다랭! 디지털 드로잉, 유화, 동양화, 유리공예 등 다채로운 장르와 매체로 여름을 표현한 총 100여 점의 작품이 공개된다고 해. 그저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여름의 모양을 만나볼까? 치열했던 평일의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 가득한 여름휴가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야.
ⓒ갤러리CNK @cnk_gallery
'나도 나만의 작은 숲을 찾아야겠다'라는 전시명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온 대사야. 용기를 내어 상황에 맞서야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잠시 쉴 수 있는 각자의 '작은 숲'과 같은 도피처가 필요함을 이야기하고 있지. 내면의 감정과 놓치기 싫은 기억들을 발랄한 색감과 붓터치로 표현하며 순수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는 김지선&오지은 작가님의 작품을 만나보자. 다채로운 색상이 어우르는 여름과도 잘 어울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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